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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양식을 주옵소서

놀라운 주의 사랑 2018. 12. 27. 22:10



우리에게 양식을 주옵소서



양식 청원에 대한 마태복음판과 누가복음판의 본문이 서로 다릅니다.

먼저, 마태복음판을 보면, "오늘 우리에게 양식을 주시옵소서"라고

되어 있는데, 이때 '주시다'는 동사가 아오리스트(aorist) 즉 부정과거

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반면 누구복음에는 '주시다'는 동사가 현재형

일 뿐 아니라 '오늘'이라는 말보다는 '날마다' 또는 '그날에 필요한'

이라는 뜻의 '토 카타 헤메란'이라는 문구로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마태판과 누가판은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토 카타 헤메

란'은 누가가 즐겨 쓰는 표현 양식입니다. 아마 누가가 자기가 즐겨

쓰는 숙어를 사용하여 표현한 것 같습니다. 


여기서 '에피우지온'이 정확히 무슨 뜻인가 하는 것이 상당한 토론거리

이며 또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단어는 복음서와 기독교의 영향을 받은

기독교 문서 외에는 헬라 문서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 에피우지

온의 어원은 무엇이고, 원래 의도하던 뜻은 무엇이냐에 대한 토론이 

활발합니다. 


주석가들이 즐겨 택하는 세 가지 해결책이 있습니다. 첫째는 이 단어를

'에피'와 '우지아'의 복합어로 보고 '삶에 필요한' 또는 '삶을 가능케 하는'

의 뜻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당일을 위한'이라는 뜻으로 보는 것입니다. 당일 즉 '에피 텐 

우산'으로, 여기에 '헤메란'이 생략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일에 필요한' 또는 '당일을 위한'이라는 뜻이라는 것입니다. 


셋째는 '오는 날' 또는 '다음 날'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즉 오고

있는 날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헤 에피우지온 헤메란'에서 

'헤메란'만 생략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해석들 중에서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것은 첫 번째와 세 번째입니다.

'당일을 위한'이라는 말은, 마태판에 의하면 세메론 즉 '오늘'이고, 

누가판에 의하면 '토 카타 헤메란'입니다. 누가판에 이 표현은 '당일을

위한'이라는 뜻이라기 보다는 '삶에 필요한'이라는 뜻이든지, '오는 날'

이라는 것 중 하나가 적당하리라고 봅니다. 전통적으로 이 둘 중에 

하나로 많이 해석했습니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하루를 위한 나의 양식

을 주시옵소서"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기도를 아침에 

한다면 이제 지금부터 시작하는 다가오는 하루를 위한 양식을 달라는

것이고, 저녁에 드린다면 내일 오는 다가오는 하루를 위한 양식을

달라고 간구하는 것이 됩니다. 


최근의 주석가들은 특히 세 번째의 의미로 많이들 해석합니다. 

세 번째일 가능성이 상당히 큰 이유는, "오늘 우리에게 양식을 주시

옵소서"라는 청원이 출애굽기 16장의 만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애굽기 16장 4절에 보면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만나를 약속하실 때 그 날에 필요한 것을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때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서 양식을 비같이 내리리니 백성이 나가서 일용할 것을

날마다 거둘 것이라 이같이 하여 그들이 나의 율법을 준행하나

아니하나 내가 시험하리라"


출애굽기 본문은 '일용할 것을 날마다'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만나를 약속하실 때 날마다 그 날에 필요한 양식을

주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주기도문의 양식 청원이 바로 만나 이야기

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만나를 언제 주십니까? 아침에 주십니다. 무엇을 위해서입

니까? 아침부터 전개되는 하루를 위해 주십니다. 아침에 준다는 것은

오늘 하루를 위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언제 메추라기 고기

를 주십니까? 출애굽기 16장을 보면, 저녁에 메추라기를 주시는 장면

이 나옵니다. 그러므로 저녁에 양식을 받았다면 그 다음날의 음식을

받은 것이고, 아침에 받았다면 아침부터 시작되는 오늘을 위한 것입

니다. 


따라서 주기도문의 '오는 날'이라는 말은 "지금부터 시작되는 그 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소서"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 우리의 생명을 가능하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즉 생명을 보존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명의 필요한 것을 주시

는데 그것을 누가식으로 하면 '날마다'이고, 마태식으로 하면 '오늘

하루'를 위해 달라는 것입니다. 




- 김세윤 교수님의 [주기도문 강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