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는 초월에서 은혜로 온다

하나님 나라는 초월에서 은혜로 온다

"하나님 나라" 자체가 이미 독특한 용어인데, 예수는 그것과 함께 독특한

동사들을 썼습니다. 예컨데, 하나님 나라가 "오다", 또는 하나님께서 우리

에게 하나님 나라를 "주시다"(예: 눅 12:32)는 동사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대해 하는 행위는 주로 "들어가다"와 "(상속으로)

받다"라는 동사들로 표현했습니다. 하나님 나라 안으로 "들어가다",

하나님 나라를 "(상속으로) 받다." 반면에 하나님 나라의 개념과 함께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이루다", "확장하다" 등의 동사들을 예수는 

쓰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언어 사용에서 우리는 예수께서 하나님 나라의 초월성과

은혜성을 강조하고자 한 사실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인간이 "이루고" "확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초월에서

우리에게 "오는" 것이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은혜로 "주시는" 것입니다.

인간이 힘과 지혜를 모아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면", 그것은 인간의 나라

이고 인간적이고 내재적인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인간적이고 내재적인

것에 무슨 진정한 구원의 힘이 있겠습니까? 모든 내재적인 것은 언제나

피조물적 한계성 속에서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재적인 것 그 자체에는

아무런 구원의 힘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는 하나님 나라가 초월자 

하나님의 통치로서 그의 초월에서 우리에게 "오는" 것이기에 구원의 힘이 

있는 것으로 가르친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초월성과 짝을 이루는 하나님 나라의 특징이 은혜성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초월에서 우리를 위하여 "오는" 것이지 인간이 "이루는"

것이 아니므로,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주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다만 "받는" 것이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그의 나라를 주시기를 기뻐

하십니다(눅 12:32).

이렇게 하나님 나라의 옴에 대해 예수는 그것이 하나님의 초월에서 은혜로

우리에게 온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 예수가 하나님 나라의 초월성

과 은혜성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하나님 나라가 초월적인 것이어야

우리를 구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초월적이고 전능하신 것이어

야만 고장난 우주를 고칠 수 있고 우리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초월성과 전능성만 있으면 다 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초월하시고 전능한 신이라 하더라도 그저 하늘 위에서 고고히

앉아만 있으면, 그래서 이 세상으로 들어와 주시지 않는다면 구원이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전능자로서 초월자의 힘을 가지고 우리의

내재 안으로 오셔서 우리에게 구원의 손을 내밀어야 드디어 구원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것이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구원은 초월자의 은혜로만 가능합니다. 이렇게 초월성과

은혜성은 구원의 두 조건들입니다. 

- 김세윤 교수님의 [복음이란 무엇인가] 중에서...